닫기

‘직장폐쇄’ 초강수 두자… 현대제철 노조, 총파업 일단 보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tv.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226010013617

글자크기

닫기

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02. 25. 17:55

서강현 사장 "우린 모두 공동운명체
발등에 떨어진 위기 힘·지혜 모아야"
사측 강경 대응에 노조 한발 물러나
정면충돌은 피했지만 여전히 대립각
장기화땐 車·전자제품 등 차질 우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창사 이래 첫 '직장폐쇄'를 단행한 데 이어 담화문을 통해 노조 파업을 멈출 것을 요청했다. 서 사장은 절체절명의 시점에 노사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파업이 지속될 경우 엄정 대응에 나서겠단 입장을 함께 전했다. 회사의 강경 대응으로 노조 역시 한발 물러나 26~27일 예정된 총파업을 보류하기로 했다. 다만 양측 간 협상 타결까지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산업계 피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현대제철은 서강현 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배포해 "우리는 모두 현대제철이라는 공동 운명체"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속히 단체교섭을 마무리하고,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헤쳐가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양측 갈등의 발단은 성과급이다. 앞서 지난 19일 열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사측은 기본급 450%+현금 1000만원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모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 수준(기본급 500%+1800만원)을 지속해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사업장에서 총파업과 일부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회사는 이달 24일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의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직장폐쇄된 공정은 노조 파업이 진행 중인 PL/TCM(냉연 제품의 표면 불순물을 없애는 공정 시설)이다.

현대제철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은 회사가 창립된 1953년 이후 최초다. 회사 측은 파업 해제 후 업무에 복귀해야 공장 가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서 사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철강산업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건설, 기계 등 수요산업 침체와 신흥국의 철강산업 육성에 따른 철강 생산량 증가로 회사 실적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했고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잉여 물량에 대해 밀어내기식 저가 수출을 감행해 우리나라가 최대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심각한 경영 환경에서도 회사는 단체교섭에서 지급 여력을 넘어서는 성과금을 제시했다"며 "실제로 이번 성과금 제시 결정으로 인해 회사는 지난해 실적에서 적자 전환에 대한 정정 공시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 사장은 "파업은 회사의 경영악화를 심화시킬 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되돌아 올 것"이라며 "이러한 회사의 노력과 절박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끊임없이 파업을 이어가며 회사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매출 감소와 직결되며, 이는 결국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는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이미 이달 파업으로 인한 254억원의 손실이 추산되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 직장폐쇄가 지속될 경우, 냉연강판을 사용하는 자동차를 비롯해 전자제품 등 각종 산업에서 차질이 생길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악화하자 인천·당진·순천·포항·하이스코 등 현대제철 노조 5개 지회는 총파업을 보류하고, 다음 달 예정된 지회장 회의에서 파업 일정을 재결의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양측 간 교섭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노조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