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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릴 수 있는 돈 4조” 롯데케미칼, 어필 먹혔다… 2조 조기상환 우려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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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12. 19. 18:25

기한이익상실 14개 회사채 재무특약 조정 가결
2조원대 회사채 조기 상환 우려 벗어나
"별도 기준 부채비율, 차입금 더 낮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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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선 롯데케미칼 CFO가 19일 사채권자집회가 열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동성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안소연 기자
롯데케미칼이 약 2조원의 회사채 조기 상환 위기를 사채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무사히 넘겼다.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14개에 '3개년 누적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유지' 항목을 충족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 원인이 발생한 상태였다. 쉽게 말해 사채권자들이 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어진 것이다. 케미칼은 사채권자들과 협의해 해당 특약 사항을 조정, 재무 부담을 덜어내는 게 올해 마지막 과제였다. 그룹도 나서 롯데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는 등 유동성에 문제가 없고 회사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피력한 결과다.

19일 롯데케미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채권자집회를 진행, EOD 원인이 나온 '사채관리계약 제2-3조 제2호'에 대한 조정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에 대해 법인 인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집회는 14개 채권별로 순차 진행됐으며 약 6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과 만난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CFO)은 "채권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했던 부분은 신용보강이었고, 이 부분이 대부분 해결됐기 때문에 사채권자들이 거의 만족해하셨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시작으로 그룹 전체의 유동성 우려가 지속하자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해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은행 보증을 추가했다. 현재 알려진 롯데월드타워의 가치는 약 6조원으로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초강수'라는 반응이 나왔다.
롯데케미칼은 소집 공고 이후 사채권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는 설명이다. 성낙선 CFO는 "PRS(주가수익스와프) 라던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사전에 만들어 놨기 때문에 내년 상환 금액은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 규모여서 부채비율은 개별 기준으로 조금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차입금도 조금 더 낮추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10월 기준 활용할 수 있는 예금이 약 2조원으로, 가용 유동성 자금이 총 4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약 75%다. 추가적으로 해외 자회사 지분을 활용 및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을 청산하는 등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내년 과제는 실적개선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이영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기는 등 비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중동발 공급 과잉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2022년에는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지난해에는 3477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낸 상태다.

회사 측은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지정학적 리스크 및 수요 불균형으로 인한 화학 업황 불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회사의 통제 가능한 영역에 실행력을 집중해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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