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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총파업 예고한 기업은행 노조…정부 혜안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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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4. 12. 17. 18:12

윤서영 차장
IBK기업은행이 이달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합니다. 기업은행 노조는 그간 사측에 △특별성과급 지급 △시간외수당 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했으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후의 수단인 파업카드를 꺼내게 됐습니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공공기관으로 분류됩니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기재부(59.5%)로, 예산과 인건비는 각각 기재부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사실상 임단협에서 사측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있는 여력은 많지 않다는 의미죠. 이에 이번 기업은행의 파업은 사실상 금융당국을 움직이게 하려는 고육지책인 셈입니다.

기업은행은 현재 시중은행보다 임금이 2000만원 가량 적습니다.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적용받기 때문입니다. 시중은행들의 1인당 평균 임금이 1억원 이상으로 오르는 동안 기업은행은 85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은행은 올 3분기 순이익이 2조 2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기업은행이 최대실적을 바탕으로 특별성과급을 요구한 배경입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중에서도 유일한 상장사입니다. 최근에는 밸류업 계획도 발표하며 '배당성향 최대 40%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선 기업은행의 수익성 강화는 필수입니다. 하지만 적은 임금에 성과보상이 없는 환경에서 마냥 이익을 잘 낼 수는 없겠죠. 은행 내부에선 '이런 환경에 좋은 인재가 오겠냐'며 기업은행의 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신용사업·경제사업 분리)와 같은 구조로 개편돼야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앞서 농협중앙회도 금융지주와 유통, 축산 등의 계열사를 보유한 경제지주가 같은 임금 구조로 할 경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 하에, 신경분리를 통해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의 임금을 따로 협상할 수 있었던 겁니다.
기업은행의 임금과 수당, 희망퇴직제도 시행 등의 문제는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데요.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임금과 처우에 규제가 있는 것은 문제가 있죠. 그렇다고 어려운 경제 상황에 중소기업의 지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책은행이 총파업에 나서는 모양새도 좋지 않습니다.

어려운 상황일 수록 정부도 기업은행을 마냥 공공기관으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금융업 특성을 살려 임금 협상을 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보여줄 필요도 있겠습니다. 기업은행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해 수익성 강화를 이루고 주주환원 증가 목표 달성을 위해선 정부의 묘수가 필요한 때입니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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