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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이라더니 밸류다운”…경제팀 ‘리스크 진화’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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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4. 12. 06. 17:05

내년도 예산안부터 여야 합의 봐야
계엄사태, 민생 대응에 차질 우려
코스피, 개인 투매에 2,420대 마감<YONHAP NO-4418>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원/달러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급박해진 탄핵 정국에 개인투자자의 투매가 잇따르자 2420대로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3.70포인트(0.56%) 내린 2428.16으로 장을 마쳤다. /연합
한국에 몰아닥친 '비상계엄' 광풍에 우리 경제가 그 어느때보다 큰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됐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밸류업'을 외쳤지만, 행정부의 수장이 국내 정치상황을 극한으로 몰며 돌연 '밸류다운'에 사활을 건 셈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한 경제팀은 정치 리스크가 경기 악화로 옮아 붙지 않도록 진화하는 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일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장중 한때 원·달러 환율이 1430원선을 위협했다가 1419.2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입장을 선회한다는 발언이 나오자마자 외환시장이 들썩였다.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6% 하락한 2428.16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43% 하락한 661.33에 장이 종료됐다. 코스피의 경우 한때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당장 해외에서 한국여행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도 우려 지점이다. 외교적으로도 주요 해외 내빈들의 방문이 잇달아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의 방한 일정도 논의되고 있었으나 결렬됐고, 카자흐스탄 국방장관회담과 스웨덴 총리, 싱가포르 국회의장 방한 일정도 무산됐다. 이외에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ZFN 02'대회를 보러 오려 했던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사우디 왕자 등도 방한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질랜드는 한국을 여행 우려국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뿐만 아니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까지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외교부는 주한 공관들에 외교 공한을 보내 계엄령 해제 및 관련 사항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전국에 시위가 불붙으면 시가지의 자영업자들도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공직사회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내 정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내몰리며 경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국정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당 측에서도 탄핵 찬성 의사를 내비친 의원들이 나오면서 결국 탄핵 정국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제기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를 돌이켜보면 2016년 12월 3일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뒤 같은달 9일 헌법재판소에 접수됐고, 2017년 3월 10일 탄핵 인용 결정이 났다. 이후 2017년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바 있다. 헌법상 대통령 공석이 생기면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핵 정국이 빨리 해소되는 것이 중요하고, 일단 당장의 경기 대응을 위해 예산안 문제를 여야가 빨리 합의를 봐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에 대한 금융 지원과 재정정책, 조세정책 추진에 문제가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용경색이 있을 수 있으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나서서 금융안정을 위해 조치를 취하고, 필요하면 유동성도 풀어야 한다"며 "현 상태로는 시급한 입법들이 올스톱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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