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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500원만 올려도 욕먹는 식품업계…“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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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4. 11.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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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축제 '2024 대한민국 쓱데이' 행사가 열린 1일 오전 서울 중구 이마트 청계천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제공=연합
"억울합니다."

최근 제품 가격을 인상한 식음료업계의 하소연이다. 업계가 음료수·라면·과자·치킨 등의 가격을 올릴 때마다 "다신 구매하지 않겠다" "회사가 배가 불렀다" "소비자들을 봉으로 안다" 등의 비난이 뒤따른다. 온라인에선 '오직 돈만 밝힌 기업'으로 낙인까지 찍힌 상태다.

업계가 제품 가격을 올릴 때마다 이유를 밝히지만 소용없다. 소비자들에겐 제품 가격을 올린 기업만 있을 뿐이다. 재료 가격이 내릴 때 가격 인하를 최대한 버티는 반면, 재료 가격이 오를 때 전광석화처럼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판단할 뿐이다.

식음료 제품의 경우 자동차·휴대폰 등 제품처럼 장기간 소비할 수 없음에도 동일선상에서 생각하는 소비자도 있다. 그러다보니 식음료업계가 제품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자들에게 비판을 받는 강도가 다른 업계보다 센 편이다.
식음료업계도 할 말은 있다.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는 말이 주를 이룬다. 가령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가 필요하고, 이를 조달하기 위한 물류비, 인건비 등이 더해진다. 특히 인건비는 매년 오르고 있다.

최종 소비자 가격엔 수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단지 재료 중 일부의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서, 바로 제품 가격 인하로 이어지진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재료를 조달할 때 기간을 정해두고 그 기간만큼 특정 가격을 조달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전기료, 버스·택시 등 공공요금, 의료·악세서리 등 명품, 자동차, 휴대폰 등 제품 가격이 오르는 것과 차이가 없다. 10가지 비용 중 3~4가지의 비용을 줄어든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다른 6~7가지의 비용이 오르면 오히려 추가 인상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물론 특별한 이유 없이 기업이 동일 제품을 매해 올렸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식음료는 다르다. 일부 기업의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이다. 제품 가격을 인상해도 3~5%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도 존재한다. 배당잔치는 고사하고, 마른 수건도 다시 한 번 짜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는 곳이 식음료업계다. 경기가 어려워졌으니 업계가 모든 직원의 연봉을 삭감하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업계가 연봉 삭감에 돌입하면 직원들의 반발을 불러 올 뿐이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단지 제품 가격을 올렸다고 해서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털기 위한 인상이라면 몰라도 불가피한 인상까지 부정적으로 보면 안 된다. 결과를 따져보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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