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조건 맞추기 힘드네… ‘알짜’ 용산 재개발 수주전 줄무산 위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tv.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06010002567

글자크기

닫기

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08. 05. 18:10

건설사, 공사비 폭등에 과열경쟁 기피
산호아파트 재건축 입찰 2회 무응찰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고수
한남5·남영2구역 등도 재입찰 불투명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알짜' 입지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용산구 일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지들이 입찰 경쟁 줄무산 위기에 처했다. 시공사들 사이에 치솟은 공사비는 물론,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내세워야 한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30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7일 현장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진행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차례의 입찰이 모두 무응찰로 유찰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6월 2차 설명회 당시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호반건설 등 1군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관심을 보인 데다, 사업지가 한강변 조망을 갖췄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입찰 참여 조건이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조합이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로만 입찰을 넣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공사비로 내세운 금액은 3028억원에 그친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리 입지가 좋은 사업지라고 하더라도 입찰 조건이 까다롭거나 적정 공사비가 책정되지 않는다면 수주전은커녕 단독 응찰마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근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 역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첫 번째 입찰이 최근 유찰됐다. 앞선 지난 5월 10개 건설사가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지난달 16일 DL이앤씨만 응찰했기 때문이다. 이어 30일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호반건설 등이 참여했지만, 다음 달 26일 열릴 2차 입찰에 다른 건설사들이 뛰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DL이앤씨가 오랜 기간 수주 물밑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 가뜩이나 건설원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출혈이 예상되는 수주 경쟁에 무리하게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건설사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영2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수주 경쟁이 무산됐다. 당초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사이에 수주전이 펼쳐질 예정이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홍보지침 위반을 이유로 입찰 자격 제한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은 지난달 30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오는 7일 현장설명회를 갖고 다음 달 23일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수주전 재성사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선 지난 4월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고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등 9개 건설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이들 중 실제 입찰에 나선 기업은 없었기 때문이다. 사업성 검토를 통해 수주에서 발을 빼기로 결정한 사항을 번복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노른자' 입지를 갖춘 정비사업지에서도 시공사 수주 경쟁 빈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건설사업 여건이 열악한 상황인 만큼 사업성 및 조합과의 갈등 발생 가능성 여부, 자금 여력 등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