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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선 중도우파 1위…과반 없어 정부 구성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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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7. 24. 10:43

양측 과반 의석 획득 실패…연정 구성 협상 '치열'
SPAIN-POLITICS-ELECTIONS-VOTE <YONHAP NO-1635> (AFP)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PP) 대표가 총선 결과에 만족하며 양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AFP 연합뉴스
스페인 총선에서 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이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사회노동당(PSOE)을 누르고 승리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의석 획득에는 실패하며 한동안 정부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AP·AFP 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내무부는 이날 치른 총선에서 개표율 99.8% 기준, 국민당과 사회당이 각각 33%, 31.7%의 득표율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원 전체 의석 350석 중 국민당은 136석, 사회당은 122석을 가져가게 됐다.

극우 성향의 복스(Vox)와 15개 좌파 정당이 연합한 수마르(Sumar)는 각각 33석, 31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정치 진영에 따라 구분하면 국민당과 복스 등 우파가 169석, 사회당과 수마르 등 좌파가 153석을 확보했다. 양 진영 모두 과반 의석인 176석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치열한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 대표는 이날 저녁 마드리드에서 지지자들에게 국민당의 승리를 선언하고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당의 대표로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정부를 꾸리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당은 우선 33석을 확보한 극우 성향의 복스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복스의 33석을 합쳐도 국민당은 과반을 위해 여전히 7석이 더 필요하다. 외신들은 국민당이 복스, 또 제3의 정당과 손을 잡아 연립 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스페인에서는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가 막을 내린 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우파 정권이 들어서게 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프랑코의 우파 권위주의 정권에 신음해온 스페인은 1978년 민주 헌법 제정 이후 복스와 같은 극우 세력이 득세하지 못했으나, 최근 분위기가 바뀐 모양새다. 복스는 스페인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뿐만 아니라 합법 이민자도 추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산체스 총리는 사회당이 이번 총선에서 지난 2019년 직전 총선 때보다 더 많은 의석과 득표율을 얻었다며 승리를 주장했다. 그는 절대 다수를 차지한 정당이 없다는 점을 들어 국민당과 복스 연합의 패배라고 강조하고 "스페인이 퇴보하기 보다 전진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이례적으로 여름 휴가철에 치러진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70.33%로 2019년 11월 총선 때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고 일간 엘파이스는 전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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