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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 앙숙’ 코소보-세르비아 긴장 격화…나토 평화유지군 25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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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5. 30. 15:49

코소보-세르비아 갈등 고조...유럽 정세 불안 심화
KOSOVO SERBIA TENSIONS <YONHAP NO-0159> (EPA)
29일(현지시간) 코소보 북부 즈베찬에서 시청 청사에 진입하려는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평화유지군(KFOR)이 대치하고 있다./사진=EPA 연합
발칸반도에 위치한 코소보 북부에서 새로운 시장의 취임에 반대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코소보 경찰이 무력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진압에 나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평화유지군(KFOR) 대원들이 부상하는 등 발칸반도의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질 위기에 놓였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KFOR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코소보 북부 즈베찬에서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시청 청사 진입 시도를 막기 위해 투입된 장병 중 최소 2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KFOR는 "이탈리아와 헝가리 국적의 KFOR 대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공격을 받았으며 발화장치가 폭발해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며 폭력 행위를 비난했다.

헝가리 외교부 측은 자국 병사 7명이 중상을 입고 치료를 위해 본국으로 호송됐다고 밝혔다. 세르비아 언론은 지역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세르비아계 주민들도 50명가량 다쳤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6일 즈베찬에서 새로 선출된 시장이 청사에 출입하는 것을 막으려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에게 코소보 경찰이 최루탄을 쏴 강제 해산시키면서 촉발됐다.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코소보 정부가 추진한 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며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즈베찬은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한 코소보가 관할하는 지역이지만,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으며 세르비아도 해당 지역을 자국의 자치구로 간주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 코소보와 접한 국경의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충돌의 결과는 매우 심각하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부치치 대통령이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스마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세르비아계의 비합법 조직이 범죄조직으로 발전해 코소보의 경찰, KFOR, 언론인 등을 공격하고 있다"며 "코소보 북부 정세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부치치 대통령의 지시를 실행하는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세르비아가 러시아와 부쩍 밀착하며 우크라이나에 이어 발칸반도가 또 다른 화약고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했다. 세르비아는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지난해 5월 러시아와 가스수입 협정을 맺기도 했다.

이에 서방은 EU(유럽연합)의 중재로 성사된 양측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두 달여 만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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