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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선거제 개편 논쟁보다는 민생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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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4. 11. 18:43

국회 전원위원회가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의원들이 총의를 모으기보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다 날이 샐 모양이다. 10일부터 4일간 100명의 의원이 발언하는데 '100인 100색'일 정도로 여당과 야당, 같은 야당 간에도 의원마다 생각이 제각각이다. 이는 선수가 룰을 만드는 꼴인데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의원 30명 감축과 비례대표 폐지를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증원으로 의원을 더 늘리자고 했다. 한 의원은 지역구는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만 손을 보자고 했고 다른 의원은 소선거구제 유지를, 또 다른 의원은 중대선거제 도입을 주장했다. 비례대표를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자는 의견도 있었다. 발언한 의원들 수만큼 주장이 나왔다.

국회가 선거제도 개선을 바란다면 이해관계가 얽힌 의원은 빠지고 중립적인 전문가들이 모여 원칙과 개혁 방향에 따라 개편안을 만드는 게 순리다. 지역구 조정과 비례대표 개편, 의원 수 증·감축 등 정치권이 손대기 싫어하는 문제를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지역구로 먹고사는 의원들에게 지역구 개편을 맡기는 것은 개혁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원회의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의원 수를 300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려다 국민들 저항에 부딪히자 '총의를 모은다'며 제시한 아이디어인데 의원마다 지역구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토론을 통한 개선책 마련은 당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 의장이 진정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싶었다면 기득권 포기 각서라도 받아놓고 논의를 시작했어야 했다.

지역구를 포기하지 않는 한 선거제 개편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첫날 회의에 200명이 넘게 참석은 했으나 몇 시간 후 60여 명만 남았다. 자기 생각만 발표하고 자리를 뜬 것인데 관심 없다는 얘기다. 선거제 개편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국가채무 폭증, 세수 감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책 등 경제와 민생에 집중한다면 국민의 관심과 호응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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